빌게이츠

게으름의 미학(Life is the long road to death)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철학인데 반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쓸데없는’ 부지런만 강조한다. 그래서 시장경제는 성과를 강조하고, 계획경제는 ‘땀의 중요성’만 강조한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경제는 성과를 강조하니 진짜 효율적으로 부지런하게 되고, 계획경제는 시키는 대로만 하니 가짜 부지런함 즉 일하는 척만 하게 된다. 이게 가장 웃기는 일이다.

빌게이츠가 "나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게으른 사람한테 맡긴다. 게으른 사람은 쉬운 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큰 수고 없이 일을 처리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종이 145장을 가져오라고 하면, 프린트로 백지 145장을 출력한다. 스마트폰, 원클릭 결제 시스템, 자동화 프로그램 모두 인간의 게으름을 해결하려는 욕구에서 출발했다. - 인간의 두 욕망은 성공(물질)에 대한 욕망, 그리고 게으름에 대한 욕망이다. 공부하면 성적 오르는데, 대부분의 인간은 공부 안하고 빈둥거린다.)

둘째, 최저의 노력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세상을 원한다. (개발자들이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코드를 개발하거나, 기업가들이 수작업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한다.)

셋째, 하기 싫은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한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로봇 등은 모두 집안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것들이다. 게으른 사람들은 불편함으로 참고 견디는 대신 그 불편함을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개인의 편의성 향상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한다. (삽 1000번 뜨기 싫으니 포크레인을 만든다. 그게 시장경제인데,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삽 1000번을 뜨라고 강요한다. 발전이 없다. 이런 사회는 일하는 사람은 없고, 감독관만 즐비하다.)

정부가 7급 공무원 500명을 근로감독관으로 신규 채용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근로감독관을 300명 정도 충원해 현장 점검을 해달라”고 말하자 생긴 채용이다. 감독관만 늘리는 사회주의적 사고로서, 소를 키우는 사람은 없다. 근데 많은 국민이 이번 조치가 대한민국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모른다. 아쉬운 대목이다.

넷째, 철저한 계산으로 꼭 필요한 순간에만 움직인다.

게으른 자들은 에너지 관리의 전문가이다. 20% 노력으로 80% 성과를 얻는 파레토 법칙을 자연스럽게 실천한다. 선택과 집중의 노력이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