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청약 참패...시행사 이익 챙기기가 원인

-주변 시세 1700보다 높은 1900만원 분양, 시행사 몫 챙겨주기 의혹
-상품성 떨어지자 경품이벤트로 사람모으기, 결국 외면 받아

김한식 기자 승인 2024.08.13 23:01 | 최종 수정 2024.08.14 10:47 의견 0
특별분양과 1순위 청약에서 참패를 보인 현재 분양중인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견본주택. 고분양가에다 위치가 좋지않다보니 경품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진은 견본주택 오픈 경품행사 중에 고객들이 제품에는 관심이 없고 경품 추첨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수도시민경제

용인에서 분양하는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총 3724가구 모집 중 1단계로 분양에 나선 1681가구 청약에서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에서도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역시 지나친 고분양가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원칙을 증명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1단지’가 12일 특별공급에 이어 13일 1순위 청약에 나섰지만, 특별공급 참패에 이어 1순위 역시 심각한 미달에 빠져, 장기적인 미분양 고민에 빠졌다.

이 단지는 과거 용인시 공무원의 이권과 관련된 의혹으로 상당기간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서 많은 의혹을 받은 프로젝트다.

거기에다 주변 시세 및 분양가 대비 고분양가에 나서면서 경기도 남부 일대에서는 고분양가에 대한 리스크가 거론됐다. 이 단지는 주변 시세에 비해 10% 이상 비싼 3.3㎡에 1900만원대에 분양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청약성적은 당연히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지난 12일 특별청약에서는 총 826가구 물량 중에 422명만이 신청하면서 심각한 미분양에 빠졌다. 다음날인 13일 1순위 청약에서도 심각한 미분양을 기록했다. 총 1259가구 청약물량에 1171가구가 청약에 참여했는데, 이 중 기타지역 청약자가 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실수요자가 아닌 허수 청약으로 인해 결국 심각한 미분양 늪에 빠져들게 됐다.

통상적으로 1순위 청약율이 5대 1 이상이 나오지 않으면 미분양으로 분류하는데 이 단지는 외부 청약자를 뺄 경우 0.3대 1 수준의 청약경쟁률을 보여 향후 미분양 기간이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의 미분양 원인은 우선 고분양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변 시세를 감안한 적정 분양가는 1700만원이었지만, 시공사 대우건설 출신인 황 모 시행사 대표의 이익을 만들어주기 위해 19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시행사와 시공사인 대우건설 간에 평당 1700만원까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모두 가져가고, 사업 운영비를 포함한 1900만원이 될 경우 시행사가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계약이 돼있다는 것이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 공사는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으로 사업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대우건설의 오너인 중흥건설 측의 반대가 심했지만,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시행사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관계이다 보니 분양가를 올려가면서 사업을 강행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결국 고가분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 단지는 분양 전부터 사업성이 없다보니 제품에 대한 홍보보다는 이벤트를 통한 관심모으기에 혈안이 됐었다.

즉 견본주택 오픈 시점에서 다양한 경품이벤트를 통해 분위기 띄우기에 힘을 썼다. 정작 제품이 부실하고 분양가가 높다보니 고객들을 현혹시키는 데 집중한 것이다.

견본주택 개관 3일 동안 매일 추첨을 통해 다양한 고가 전자제품을 내걸고 추첨 이벤트를 진행했다. 심지어 과거 최악의 고질적 미분양 시절에 행해졌던 계약자 대상 추첨 벤츠자동차와 명품 핸드백을 경품으로 걸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견본주택에 방문한 사람들 대부분은 모듈의 구성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경품 추첨에만 관심이 있었다. 심지어 3일 내내 경품을 노린 방문자가 많다보니 전날 당첨자가 다음날 다시 또 당첨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단지가 내세우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역시 단지 분위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다. 반도체 관련 첨단 산업은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 및 로보트화되기 때문에 고용효과가 거의 없어 주변 주거문화 형성이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의견이다. 현재 평택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주택시장이 초토화 돼있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의 고분양가는 시장의 평가를 무시한 과도한 분양가 책정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미분양으로 나타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말이 용인이지 완전히 외곽이어서 골프장 인근이라는 점 만을 내세워 고분양가로 분양하는 위험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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