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년 동안 자신의 직업에 ‘완전히 만족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35%에서 56%로 늘었고, ‘어느 정도 만족한다’까지 포함하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만족하는 셈이다.

오늘날 직장 생활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변화가 심하고, 끊임없이 이직해야 하며, 더 강도 높게 일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과거보다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일까?

연구 결과는 정반대다. 직업이 가장 많이 생기고 사라진 시기는 산업화 초기였고, 가장 적게 변한 시기는 최근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경제 호황기의 구조 변화 속도는 지금보다 5배나 빨랐다. 당시에는 단순히 같은 도시에서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와 함께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해야 했다.

오늘날 이 비율은 디지털 업무와 긱(gig) 이코노미로 인해 10% 이하로 떨어져 사상 최저 수준이다.

사람은 늘 과거는 아름답게 생각하고, 현재는 고통스럽게 여긴다. 왜냐하면 과거 고통을 얘기해봤자 스트레스만 받으니 스스로 과거를 미화하는 것이다. 특히 좌파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자기 지지자들의 불만을 높이고자 '지금 현실이 최악'이란 식으로 선전한다. 하기야 마르크스가 말했던 공산주의는 사실 '원시 공산주의 사회'로의 회귀인데, 인류학과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원시인들은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았고 태어나서 성인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절반 남짓한 수준이었다.

노동 시간 역시 줄었다. 산업화 이후 연간 노동 시간은 절반으로 감소했고, 1960년부터 2017년까지도 주요 국가 평균이 약 20% 줄었다. 우리는 더 늦게 일을 시작해 더 일찍 은퇴하고, 은퇴 후에도 더 오래 산다.

대한민국의 주5일제는 21세기에 들어와야 시작됐다. 월화수목금금금, 즉 무휴일 365근무가 경제발전과정에서 일상사인 곳이 많았다. 그 바쁜 와중에 자녀들을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들의 열정이 놀랍다.

직장 안전성도 크게 향상됐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 심화, 업무 강도, 고용 유연화는 주관적인 불안을 키운다. 그러나 객관적인 직업의 질 지표는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년 동안 자신의 직업에 ‘완전히 만족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35%에서 56%로 늘었고, ‘어느 정도 만족한다’까지 포함하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만족하는 셈이다. 업무량에 대한 만족도도 3분의 1 증가했고, 불만족 비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