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내가 잘해야 한다”는 자기 책임의 원칙을 갖는다.

첫째 유유상종(類類相從)의 법칙

사람은 이상하게도 딱 그 사람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수준은 재산이나 학벌 등의 표면적인 요소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다. 그 사람의 인격, 사고, 교양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끼리끼리 논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내가 그동안 배워왔던 사유 체계를 깨뜨리지 않고선 삶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늘부터 나와는 가치관이 전혀 다른 인물을 만나 보라. 그게 어렵다면 그들이 써 놓은 책이나 동영상을 통해 나와 다른 인생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펼쳐질 것이다.

둘째 오상아(吾喪我)의 법칙

장자(莊子)가 말한 오상아는 나를 잃어버림으로써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는 의미다. 부자들은 현재의 자신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갱신을 통해 더 큰 기회를 만들어낸다. 안정된 위치에 머물기보다 과거의 익숙한 자아를 내려놓고 다른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이것은 나이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돈을 벌고 불리는 과정은 단순히 경제적 행위가 아니라 자기 혁신의 결과이다. 스스로 낡은 사고를 장례식 치르듯이 정리하고 새로운 사고로 자신을 재구성하는 사람들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물극필반(物極必反)의 법칙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뜻입이다. 영원할 것 같은 여름 더위도 극에 달하면서 서서히 수그러든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이다. 인간의 흥망성쇠(興亡盛衰)도 이와 마찬가지다. 의기양양하게 잘 나가던 사람도 한순간 하행 곡선을 그리며, 평생 불행하기만 할 것 같던 인생도 어느 순간 희망의 무지개가 떠오른다. 그토록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경험이 성장의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부를 획득한 부자들은 물극필반의 법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기보단 적정 수익을 올린 후 한 발 물러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난한 자는 “내 탓이 아니다”는 타인 책임의 원칙을 갖는다.

첫째 남이 가진 것을 ‘내가 빼앗긴 몫’으로 생각한다. 가난에 오래 머물다 보면 세상을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고착화가 된다. 누군가의 풍요로운 삶을 목격할 때 그것이 정당한 노력의 결과나 운의 산물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에게서 빼앗아 간 몫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는 실제로는 무한히 확장가능한 경제적 파이를 고정된 크기로 착각하게 만든다. 결핍의 경험이 길어질수록 다른 사람의 성취를 개인적인 박탈감으로 치환하는 경향이 강화되며 이는 결국 타인에 대한 적대적 감정과 피해 의식으로 발전한다. 사회적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다는 인식 자체는 정당할 수 있지만, 모든 성공을 착취의 결과물로 단정하는 극단적 사고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고, 건전한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부자를 그토록 미워하는 것, 민노총이 그토록 반기업으로 치달은 것 모두 이러한 마인드 때문이다. 빈자마인드를 가진 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가?

둘째 자신이 받는 복지나 지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사회적 안전망의 혜택을 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지원을 사회의 배려가 아닌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화된다. 초기에는 감사함을 느끼던 복지 혜택이나 타인의 도움이 점차 기본값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것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사회적 지원체계의 존재 이유와 한계에 대한 이해 없이 무제한적 권리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결국 지원시스템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돌아갈 자원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회주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거둬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고, 세금을 왜 더 걷지 못하는가만 생각한다. 그저 빨대를 대고 빨아먹는 흡혈충 같은 존재들인데,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두 그렇게 빨대만 꽂다가 망했다.

셋째 감사의 표현을 ‘손해 보는 일’로 여기고 생략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 감사의 표현을 아끼게 되는 현상은 단순한 예의 부족을 넘어선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가난한 상황에서는 모든 행위를 손익 계산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며 감사 표현마저도 일종의 비용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상호 존중과 신뢰의 기반이 무너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더욱 고립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넷째 규칙과 절차를 자신만 예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형성되는 피해 의식은 종종 자신만은 일반적인 규칙과 절차에서 예외가 되어야 한다는 특권 의식으로 발전한다. 개인적 어려움을 사회적 규칙보다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은 결국 다른 구성원들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협력적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