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칭 강력하다고 강조한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대책인 6.27대책의 약발이 크게 먹히지 않은 가운데, 빠르면 다음 주 주택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2차 부동산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향후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정부 첫 부동산대책인 6.27대책은 서울 아파트값이 급격하게 치솟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6억원 한도라는 수요억제 중심의 대책이었다. 그러나 6.27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조정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서울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6.27 이후 주간별 아파트값 추이를 보면, 전국은 6월 30일 기준 0.07% 상승해 6.27 직전인 0.0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 후 7월부터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돼, 0.01%대를 유지하다가 8월 25일 기준 0.02%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6.27 직전 0.43%에서 직후 0.40%로 다소 주춤한 이후 7월 말부터 0.05~0.06%를 오가고 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강남지역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서울 내에서도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

6.27 이전 서울 동남4구(서초, 강남, 송파, 강동)은 0.82% 상승에서 직후 0.70%로 다소 떨어진 이후 7월 말부터 지난주까지 0.20%대를 유지하다가 이번주 0.13%로 하락폭이 진정됐다.

마포 평균 0.1%대, 용산 0.1~0.2%대, 성동 0.2~0.3%대를 유지하면서, 서울 평균에 비해서는 2~3배, 전국 평균에 비해서는 평균 10배 상승률을 여전히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을 평가할 때 0.1%라는 소수점 한자리 숫자일 경우 상승폭이 크다고 하고, 소수점 두자리 숫자일 경우 소폭 상승이란 표현을 한다.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전국이 -0.09%인데 반해 서울은 3.81%로 4배 더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9%대를 기록한 곳은 서울 송파구 9.80%, 경기 과천 9.17%, 서울 강남 9.00%였다. 반면 대구가 -2.70%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광주 -1.63%, 대전 -1.42%, 전남 -1.39%, 부산 -1.32% 순으로 하락률이 컸다.

6.27 규제 대상에 들어간 경기도는 -0.15%로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대다수인 경기도가 대출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지방 간,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비서울 간, 서울 내에서는 동남권 및 마용성과 기타지역 간의 양극화만 키운 셈이 됐다.

그렇다보니 아파트 간 양극화를 알 수 있는 5분위 배율은 역대 최고치를 갱신 중이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를 하위 20% 아파트 평균가로 나눈 값이다.

8월 기준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는 14억원을 돌파하면서 5분위배율이 12.1을 기록했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가 하위 20% 아파트 평균가의 12.1배라는 뜻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가는 32억6250만원으로 서울 지역의 5분위배율은 6.6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가는 14억 572만원으로 전국 20%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6.27부동산대책의 수요억제책은 비싼 아파트값은 계속 올리고 있고, 중저가나 저가아파트값은 조정을 받거나 떨어트리면서 가격 격차를 더욱 부추긴 결과가 됐다.

다음주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번째 부동산대책은 이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예고한 대로 공급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억제책에 이어 공급대책을 내놓는 순서가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닮아서 자칫 비슷한 결과가 나올까 우려가 된다.

문 정부에서는 2017년 첫 부동산대책인 6.19대책부터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매제한, LTV·DTI 강화 등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시리즈로 펼치다, 수요억제로 인한 풍선효과와 부작용으로 집값이 오히려 폭등하자 2018년 12월 19일 3기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강남 중심의 집값이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2019년 들어 분양가상한제, 대출규제, DSR강화 등 수요억제책으로 돌아섰다.

2019년 12.16부동산대책은 이재명 정부의 6.27대책보다 훨씬 강력한 수요억제책이었다. LTV를 강화해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아예 대출을 없앴고, 15억 미만 9억 이상은 20%, 9억 미만은 40%만 대출을 해줬던 것이다.

그 결과 매물이 잠기면서 거래는 뚝 떨어진 반면 집값 하락폭은 약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의 거래량은 대책 후 3개월 간 61%가 감소했고, 강남3구는 70%, 경기도는 56% 각각 감소했다. 이후에도 수요억제책을 지속적으로 폈는데, 2020년 조정대상지역을 신규 지정해 규제를 강화했고, 법인 활용 주택매수까지 규제를 했다.

그러나 2020년 5월부터 아파트 불장은 전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결국 같은 해 8.4대책으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발굴 및 기존 사업 고밀화 대책을 내놨고, 11.16대책으로 공공임대 11만가구 공급을 발표했지만 부동산시장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백약이 무효가 됐다.

김윤덕 장관의 첫 부동산대책이면서 이재명 정부 2번째 부동산대책 역시 위에서 정리한 문재인 정부에서 펼친 대책들 범주 내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3기신도시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와 사업속도를 내는 것, 서울 중심의 도심권 주택공급 방안, 노후단지에 대한 재건축 규제 완화,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여기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 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정도 메뉴는 이미 시장의 내성이 생겨서 오히려 인근 지역 땅과 집값 상승만 부추길 뿐 시장을 더욱 교란시킬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실현가능하고 수긍이 갈만한 공급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부동산 대책의 상당부분은 국회가 그 키를 쥐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공급대책을 국회가 나서서 발표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국회는 초 거대 여당구조로 돼있기 때문에 상당수 법안 통과가 민주당이 주도해서 가능한 구조로 돼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포함해 3기신도시 특별법, 1기신도시 특별법, 노후단지 특별법, 도심개발 특별법 등 국회가 나서서 대책을 내놓는다면 시장은 크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부 첫 부동산대책을 수요억제책으로 내놓은 것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되지만, 그와 동시에 공급대책을 국회에서 내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8월 13일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부동산 관련 내용이 낮은 비중으로 다뤄진 것도 우려가 된다. 이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문제를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다.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부동산대책이 나오는 다음주에 부동산시장의 변곡점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그 방향은 시장 위축에 따른 양극화 심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