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게 된 오세훈 서울시장

올해 2월 잠삼대청(장실, 삼성, 대치, 청담)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도 적용을 해제한 지 35일 만인 3월 24일 해당지역에 더해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확대 지정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야기시킨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산이 현역 광역지자체장 가운데 1위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 시장의 총 74억554만원 재산 가운데 부동산인 고가의 다세대주택 위치가 오 시장이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어준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데다가, 지난 1년 간 미국 주식으로 큰 돈을 벌어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오 시장 부부는 강남구 대치동에 24억1600만원 상당의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부부합산 예금은 30억 7301만원으로 신고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값은 전년과 같았지만, 예금은 전년 41억471만원에서 10억7170만원 줄어들었다.

여기에 증권은 28억9503만원으로 전년 3억9701만원에서 약 25억원 늘어났다. 약 7배 늘어난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주식투자로 7배 벌어들였다.

오 시장은 공직자로서의 이해충돌방지를 위해 국내 주식 대신 미국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적인 미장(미국증권시장)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서학여왕개미 정도 수준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투자한 종목은 팔란티어 13.7%, 아이온큐 15.0%, 엔비디아 20.5%, 스트래티지 50.8%로 구성된다.

이들 주식들은 지난 2024년 1년 간 미국 증권시장을 뜨겁게 달군 종목들로서 수준 높은 투자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우선 팔란티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인 피터 틸이 2003년 창업한 빅데이터 전문 회사로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 공격 루트를 빅데이타로 분석해 러시아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제공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기업이다.

이 회사 창업주인 피터 틸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트럼프 정부 부통령인 JD 밴스를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2024년 1월 2일 주당 16.58달러로 시작해 같은 해 12월 31일 75.63달러로 마쳐 1년 간 4.56배 올랐다.

AI열풍 속에 AI용 칩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동안 2.58배 올랐고, 양자컴퓨터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이온큐는 3.43배 올랐다.

보유 주식의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스트래티지는 지난 한 해 4.22배 올랐는데, 이 회사는 당초 빅데이터 프로세싱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값을 바탕으로 영업장 위치나 판매 전략을 만들어주는 비즈니스 인텔리니전스(BI)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20년부터 본업 대신 비트코인을 닥치는 대로 사들인 회사다. 그러다보니 회사의 정체성을 비트코인 투자 전문 회사로 변신하면서 올해 2월에는 회사명을 마이크로스트애티지에서 스트래티지로 바꿨다.

이 회사 CEO인 세일러 회장은 돈을 있는대로 끌어들여 비트코인을 사모으고 있는데, 현재 약 50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오 시장이 비트코인 전문 보유기업에 50%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가상자산에 대해 신뢰가 높은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재테크 시장에서는 오 시장에 대해 ‘마이다스의 손’ 같다는 평판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불안불안 하던 서울 잠삼대청의 부동산거래허가제를 풀면서 마른 장작에 불씨를 던져 문재인 대통령 시절보다 더 단기간 강남 집값을 올려놓더니, 개인 재테크 측면에서는 미국 주식으로 종목별로 지난해 1년 간 적게는 2.58배에서 많게는 4.56배 상승한 종목들을 보유하고 있어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릴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이다스의 손이 될지는 몰라도 집값 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무주택자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시장이 좋지 못해 손실을 많이 본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마이너스의 손’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적어도 우리나라 장관회의에도 참석할 정도로 비중 있는 서울시장이고 앞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강남 중심의 정책에 몰입돼 서울과 나라 전체의 부동산 시장을 보지 못하고, 빚을 내서 비트코인만 사들이는 위험한 기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적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그 정도 재테크 수준이면 코인투자도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만일 그렇다면 과거 코인 투자 및 거래로 비난을 받고 재판까지 받은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전 의원과 다를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