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 중부유럽 두 나라를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현지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격 없는 대화의 자리를 갖고 격려하면서 현지 유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 지사는 과거 경기도 아주대학교 총장을 지내면서 대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탈 정도로 대학생의 현안과 관련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특히 김 지사가 아주대학교 총장 시절 마련한 프로그램들이 재조명 되면서 더 큰 관심을 끌었다.
3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에서는 최예린 한인학생회장 등 1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김 지사는 과거 미국 미시건대학교 유학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김동연 지사는 덕수상고 출신으로 상고를 졸업한 후 은행에 들어가 야간대학교를 다녔는데,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던 중 미국 유학생으로 발탁돼 미시건 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지사는 당시 영어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던 햄버거가게 종업원들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자꾸 부딪혔다고 말해 유학생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29일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경기도 출신 청년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현재 경기도는 도 내 청년(19~39세)을 대상으로, 12개국(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호주, 대만, 싱가포르, 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 달간 해외기업 현장체험을 하며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김동연 지사가 만난 학생들은 박세림(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신예지(아주대 디지털미디어학과) 장진주(용인대 AI학부) 서하늘(한국외대 국제학과) 이재연(동국대 경영정보학과)씨 등이었다.
이 자리에는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영산그룹 박건영 이사와 미모미모의 김승 대표도 참석해 취업 관련 대화로까지 이어졌다.
김 지사는 “어제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장관을 만났는데, 경기도와 협력관계를 반도체, 화장품, 바이오약품, 신재생, 자동차 등 최소 5개를 같이하기로 했고 비즈니스 포럼도 경기도랑 같이하기로 약속을 해서 아마 더 좋은 기회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해 현지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간담회 참석자 가운데는 김동연 지사가 총장을 지낸 아주대 출신 학생(신예지)도 있었는데 김 지사 총장 시절 만들어 놓은 각종 프로그램이 재조명 됐다.
신씨는 김 지사가 총장 시절 만들어 놓은 파란학기제와 총장빵 이벤트의 수혜자라면서 내용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파란학기제는 김 지사가 아주대 총장시절인 2016년 도입한 것인데,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고 싶은 과제를 정하면 과목으로 인정해 학점을 받는 체계를 말한다.
총장빵 이벤트는 김 지사가 총장시절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직접 빵을 나눠주며 격려한 행사를 의미한다.
총장북토크 행사도 있었는데, 역시 총장시절 특정 책을 정해서 읽고 학생들을 만나 소통한 자리였는데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총장북토크에서 읽었던 책 중 하나였다고 한다.
김동연 지사는 잠시 아주대 총장 시절을 떠올리면서 지난번 미국 출장길에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번에 샌프란시스코를 갔더니 웬 청년이 졸졸 따라오더라. 내게 다가와서 아주대 졸업생인데 ‘애프터 유’(AFTER YOU)하고 파란학기가 인연이 돼서 조지아테크 박사 과정 5년차에 있다더라. 저한테 ‘그때 파란학기, AFTER YOU, 또 총장 북 클럽(토크)을 했던 학생들이 그때 그 경험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하더라. 내 가슴이 찡하더라. 어디 아주대뿐이겠나. 우리 경기도 청년들에게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동안 많이 경험하시라. 씩씩하게 부딪치고 도전하시라.”
애프터 유(나보다 당신이 먼저)는 부모 소득에 따라 해외경험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인식에 따라 소득 5분위 이하 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수 무료 프로그램으로서, 민선8기 대표정책인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김동연 지사는 “짜여진 틀이나 주위에서 권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착각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 처음에는 찾기가 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의 한 시민은 “김동연 지사의 경우 어려운 가정 환경을 극복하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입지를 세운 만큼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는 것 같다”면서 “아주대학교 총장 시절 학생들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등 많은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아주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는 큰 기여를 한 분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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