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가철도공단, 의왕시 월판∙인동선 착공식에 “‘착공식’ 명칭 쓰지마라” 왜?

-13일 월판선∙인동선 착공식에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 “착공식 쓰지마라” 요청
-착공식에 발주처, 시공사, 지역구 국회의원, 민주당 소속 시의회의원 전원 불참
-착공식장 밖에서 백운밸리 거주 의왕시민들 이소영 국회의원 비난 피켓시위 나서

이기영 승인 2024.08.13 13:57 | 최종 수정 2024.08.29 11:57 의견 0
월판선·인동선 의왕구간 착공식에 1000여 명의 의왕시민이 참여해 의미를 공유했다. 사진=수도시민경제

13일 경기도 인덕원-동탄간, 그리고 월곶-판교간 철도 공사 중 의왕시 구간에 대한 착공식이 열려 의왕 시민들의 큰 환영을 받았지만, 이번 착공식과 관련해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의 착공식 반대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8월 6일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는 의왕시에 공문을 보내 의왕시가 13일 열기로 돼있는 ‘동인선 경강선 복선전철 건설사업 주민설명회 및 착공식”에서 행사명에 착공이나 착공식이란 표현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철도공단이 든 이유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동인선) 및 월곶-판교 복선전철(경강선) 철도사업은 기 착공(‘21년 턴기공구, ‘23년 기타공구)하여 현재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으로, 이미 착공하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착공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 국민과 의왕시민에게 상기 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1년 턴키공구에 대한 착공식은 코로나19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했고, ‘23년 기타공구 착공식은 공사비 증가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사실 무산된 바 있다. 이들 철도는 공사비 증액으로 사업 진행이 중단된 이후 공사비 증액 절차를 거쳐, 당초 완공시기인 2026년보다 2년 이상 늦어진 2029년 개통예정이다.

무엇보다 의왕시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최근 실착공된 상황에서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어 이번 착공식은 그 자체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시각이다.

이날 착공식과 관련 국가철도공단이 의왕시에 보낸 공문의 배경에 대해 공문을 발송한 당사자인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 직원들도 내막을 모르고 있었다. 윗선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반응이었다.

철도공단 수도권본부의 관계자는 “수도권본부 차원이 아닌 윗선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고 수도권본부는 그냥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다”면서 “국가철도공단이나 해당 자치단체 모두 중요한 행사라는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식 및 주민설명회에는 1000여 명의 의왕시민이 몰렸는데, 이들은 20년 숙원사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확인하고 의왕시의 철도교통 인프라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시공사를 통해 직접 듣기를 원했으나, 시공사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공사 대신 사업 추진 관련 담당 팀장이 총괄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것 역시 국가철도공단 차원에서 시공사들에게 착공식 행사에 참여하지 말기를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것 역시 윗선의 지시에 의해 시공사들이 참석하지 않게 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변했다.

인덕원-동탄선 3공구 시공사는 극동건설, 4공구는 롯데건설, 월곶-판교 9공구는 금호건설이다. 당초 행사 순서에는 각 공구별로 시공사가 나와 설명하기로 돼있었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성제 의왕시장을 비롯해서 국민의힘 의왕·과천 최기식 당협위원장 그리고 의왕시의원 등 다수의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지만, 가장 중요한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 관계자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소영 의원, 그리고 의왕시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수도시민경제

한편, 이날 착공식장인 의왕시 청소년수련관 밖에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이소영 의원을 비난하는 피켓을 든 시민들의 시위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의왕 백운밸리 주민이라고 밝힌 시위 시민은 “백운밸리 입주가 끝난지가 5년이 넘었는데, 공공기여 사업이 추진이 되지않아 불편함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우리 지역 소속 이소영 의원이 국토교통위 소속으로서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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