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위태로운 줄다리기? 미국 주식 독주는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7.10 05:32 | 최종 수정 2024.07.10 09:05 의견 0

미국 기업들은 2분기 어닝 시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미국 주식 랠리에 시장은 여러가지 이유를 붙여왔습니다. 작년 말에는 기준 금리가 2024년 6번 가량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김치국과 함께 주식 시장 상승을 합리화 하였습니다.

2024년 들어와서는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더디게 잡혀갔고,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역시 많이 감소하였습니다. 이제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견고하다'라는 논리로 기준 금리 인하를 포함한 이런 거시경제적 상황이 없이도, 기업들의 가치만으로 주식 시장을 부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시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실적의 중심에 'AI' 기업들이 있습니다. AI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빅테크들은 지속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빅테크들의 이런 호실적이 엔비디아 등

AI 때문에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도 빅테크 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오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다소 의구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 중에 AI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는 마이크로소프트 정도이고, 나머지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 비중 중 AI 관련은 아직까지는 크지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AI를 활용하여 매출을 올려야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은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감소하거나 매출이 오히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AI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는 늘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이익을 갉아먹으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감내하고 기다려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실적 흐름이 좋은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빅테크를 포함하여 AI 관련 기업들도 실적을 잘 이어나가고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이번 2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 입니다. S&P500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을 제외한 다른 섹터 기업들 역시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올 것이고 이는 미국 대형주의 지속적인 강세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항상 경제에는 흐름이 있습니다. 미국 주가지수의 흐름과 미국의 실질 GDP의 흐름이 대체적으로 유사하게 움직입니다. 그것을 '코스톨라니의 개'라고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야기했습니다. 경제와 주식의 관계는 개와 주인처럼 개가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듯이, 주가도 경제 상황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실질 GDP의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예측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만해도 4%대의 실질 GDP 성장률을 예측했었지만, 지금은 1.5% 수준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실질 GDP의 전년대비 증감률 역시 하락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결국 시장에 반영이 되고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제서야 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말고도, 거시 경제 상황이나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지금 전반적으로 대외 정치적 경제적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우선,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도 빠르게 내려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결국 지금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 수준이 빠르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주거 부분의 물가 수준이 빠르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유가 역시 빠르게 떨어지기 어렵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PCE 물가지수 데이터도 위의 세가지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주 목요일에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가 발표됩니다.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표심을 가져오기 위해서 무리하게 '돈 풀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약에 충분히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무리한 정책을 펴게 된다면 미국은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루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정치적인 상황 역시 녹록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대선 토론회 이후 지속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에 대한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지금 민주당은 바이든이 사퇴한다고 해도 딱히 만족스러운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 자체가 미국에 정치적 불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프랑스 역시 의외의 결과가 나와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총선 2차 투표 결과는 극우 진영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좌파 연합이 깜짝 승리를 가두었습니다.

좌파 연합인 국민전선(NFP)이 182석을 차지하면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렇지만 과반수인 289석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파 그룹은 163석을 얻었고, 극우 국민연합은 143석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말도 많고 시끄러웠던 총선을 앞두고 각 진영의 지지자들이 결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는 말그대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겠죠. 이것 저것 서로 반대를 하다가 시간만 흘러가는 것이 이런 교착 상태에 빠진 의회의 흔한 모습일 것입니다.

지정학적 상황도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하마스 측이 영구 휴전 요구를 포기하면서 협상의 여지가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휴전을 합의해도 헤즈볼라와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와 이라크 시아파군인 '이슬람 저항세력'은 이스라엘 도시에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긴장감이 조성되는 중동 정세 역시 시장 친화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죠.

지금은 경제 지표나 대외 정치적 또는 경제적 상황이 시한 폭탄이 터질 수도 있음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무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때로는 갑자기 찾아오는 위기, '블랙 스완' 보다도, 알고 있지만 무시하던 잠재적 위험인 '회색 코뿔소'가 더 무서운 법입니다.

피셔 케이, 필명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