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 학현마을에 들어서는 월곶-판교선 9공구 환기구공사 진입도로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공사인 금호건설이 도로를 무단으로 차단해 주민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주민대책위원회

지난해 10월 말부터 5개월 이상 공사가 중단됐던 경기도 의왕시 학현마을(학의동) 월곶-판교선 지하철 9공구 환기구 공사가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로 공사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 피해가 속출하면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현재 이 공사를 시공하고 있는 금호건설이 환기구공사를 위한 진입도로 공사를 진행중인데, 이 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에 이어 마을 인근 도로 무단 차단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5일 공사현장과 인접해있는 ‘낙원스카이뷰’ 주민 김복현 씨는 “진입도로 공사로 인해 먼지와 소음으로 창문을 조금도 열 수 없는 상황이고, 공사용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면서 주민들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이 매우 걱정이 된다”면서 “공사를 한답시고 도로를 무단으로 차단하면서 공사안내문이나 표지판도 없어 주민 불편은 물론이고 사고로 이어질까 걱정이 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주민들과 합의 없이 공사를 강행하는 데 대해 지자체나 경찰 등이 제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진입로 공사만 해도 이렇게 피해가 큰데, 실제 환기구 공사를 위해 굴착을 하고, 이어서 지하철 터널공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어떤 피해가 생길 지 두려운 생각까지 든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이 더 불안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시공사인 금호건설이 공사장 인근 몇몇 건물에 ‘기울기측정장치’를 부착한 것에 대한 의구심으로부터 시작됐는데, 이는 향후 지하 터널 굴착 시 발파공법에 따른 지반이 기울면서 건물도 기울거나 무너질까 하는 두려움이다.

기울기측정장치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지하철 터널 공사 중 발파로 인해 지반이 흔들리거나 약화돼 건물이 기울어질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충격이 누적돼 나중에라도 무너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 것이다.

기울기측정장치를 건물주나 건물 입주자의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설치한 것과 관련, 주민대책위원회가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고, 현재 경찰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울기측정장치를 제거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지하 터널 발파로 인해 건물에 얼마나 피해가 갈거냐에 주민들의 관심은 쏠리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시공사인 금호건설의 입장은 더 이상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해를 보느니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민대책위원회는 감사원 감사청구를 위해 주민동의 3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상태고, 빠르면 다음 주 감사원 감사청구에 들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감사청구 사유는 당초 환기구 공사 위치를 정한 곳에서 두 번에 걸쳐 환기구 위치를 변경했는데, 현재의 위치로 옮기는 과정에서 주민설명회를 졸속으로 했다는 것과, 환경영향평가 역시 엉터리여서 감사를 통해 정확하게 과정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현재 이 환기구를 포함해 월곶-판교선 의왕시 구간인 9공구는 역사부터 환기구 두 곳 모두 공사 착공이 5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공사차질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대책위원장 안수만 씨는 “당초 현재 위치로 환기구를 옮기는 과정부터 크게 잘못됐고, 그 과정에서 주민설명회나 환경영향평가를 모두 엉터리로 한 것에 이어, 환기구가 흡기구 역할만 해 대기오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이 주민들을 기만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환기구 위치를 변경해 주민들이 원래대로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