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세계는 '과학적 사고의 기반' 위에서 성립됐다. 과학적 사고란 인과(因果)관계와 상관(相關)관계를 잘 살펴서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인과관계 (Causation)란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A가 B를 유발하거나 변화시킨다는 것으로 이를 입증하려면 객관적인 실험이나 사실에 기반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고, 과식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게 인과관계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상관관계 (Correlation)는 두 변수 간의 관계를 나타내며 한 변수가 변화할 때 다른 변수가 어떻게 변하는 지를 의미한다. 상관관계는 양(陽)의 상관관계(한 변수가 증가할 때 다른 변수도 증가)와 음(陰)의 상관관계(한 변수가 증가할 때 다른 변수는 감소)로 나눌 수 있다. 상관관계는 두 변수 간의 관계가 반드시 원인과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A와 B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A가 B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컨대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말 즉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해서 까마귀가 날아가는 게 배가 떨어진 원인은 아니라는 의미다.
인간사는 대체로 시간과 공간의 얽힘 속에서 인과관계와 상관관계가 뒤섞여 있다. 그러다보니 정확한 인과관계, 상관관계를 모르고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기 일쑤다.
젊은 세대와 관련해 한때 인기를 끌었던 영끌, 욜로(YOLO), 사이다 등의 용어를 보자. (이들 용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유행했는데, 지금은 어떤 처지로 전락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동아일보 2025년 1월21일자 기자> - 영끌의 역습이자 눈물에 줄줄이 경매
"2018년 처음 등장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은 저금리와 집값 급등이 함께하던 시절 보편적인 투자기법이 됐다. ‘서울 집값은 오늘이 가장 싸다’고 했고, ‘대출은 빚이 아니라 투자’라 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이고 신용대출, 회사 대출, 퇴직연금 등 노후자금까지 있는 대로 탈탈 털어 집 사는 데 쓸어 넣었다. 대출 상환 걱정은 없었다. 처음엔 이자만 내다가 집값 오르면 팔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2018년 왜 영끌이 일어났을까? 2017년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부자와 빈자(서민)을 갈라치기하면서 '세금으로 집값 두들겨 잡기'로 일관했다. 집값도 경제 원리에 따라 공급을 늘려야 잡히는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확대는 부자들의 배만 불린다며 공급 확대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집값이 계속 뛰었고, 젊은 세대가 '이러다가 평생 집을 못 사겠구나'고 생각해서 영끌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닥치면서 빚의 역습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법원에 따르면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해 임의경매로 넘어간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이 지난해 13만9874건에 달했다. 2023년보다는 30%가량 늘었고, 2022년과 비교하면 배 이상이 됐다. 집값 하락으로 ‘하우스푸어’가 사회적 문제가 됐던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다. 최근엔 압구정동, 대치동 등 서울 강남권에서도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임의경매가 늘어난 것은 2020년 이후 뜨거웠던 ‘영끌’ 열풍의 후폭풍이다. 집을 산 후 한동안 저금리가 계속되고 집값이 올랐지만 2022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제로금리의 시대가 끝나 전 세계가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국내 대출금리도 함께 올랐다. 고삐 풀린 듯 오르기만 하던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금 부담이 커져 손절하려고 해도 거래가 위축되면서 팔기도 쉽지 않았고, 결국 경매로 넘어간 경우가 많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영끌족들 중에선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집값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조만간 미국에서 큰 폭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출 규제, 경기 침체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주택 시장이 다시 얼어붙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며 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악재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부터 5년간 낮은 수준의 고정금리를 적용받다가 올해부터 고금리의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사람들이 많아 이자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영끌 대출의 문제는 빚에 허덕이는 매수자들의 한숨에 그치지 않는다. 대출금 상환 부담에 이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와 내수 침체가 더 깊어질 수 있고 금융권 부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영끌족들은 파국에 이르기 전에 적극적으로 부채 조정에 나서야 한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영끌족들의 눈물을 반면교사 삼아 무리한 대출을 삼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빚의 무서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 (문재인 전 대통령과 그의 부하들은 이런 영끌의 후유증을 보면서도 자기 책임은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가붕게(가재 붕어 게)는 하천에서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라는 뜻이다. 영미권에서는 주로 SNS에서 어리석거나 약간 위험하더라도 즐겁거나 흥미로운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욜로가 유행한 것도 집값 상승과 관련이 깊다. 어차피 집을 사기는 틀렸으니 지금을 즐기다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고, '젊은 세대가 힘든 것은 그들 잘못이 아니다'는 김제동 식의 좌파 인사들이 이를 부추겼다.
2018년 이후부턴 1980~2000년대 출생자를 파이(P.I.E)세대라 부르기도 하는데 명품 브랜드, 수입차, 여행 등 여러 소비 부분에서 뚜렷한 비중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현 국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지라 향후 소비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여겨졌다. 이들의 특징은 욜로처럼 내집마련이나 저축에 신경쓰기보단 소비에 집중하는 것이라 욜로의 연장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욜로라는 단어는 냉철하고 합리적이라는 MZ의 등장에 자취를 감추었다. 2022년부터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기 시작하면서 YOLO 담론도 줄어들었다. 정반대로 파이어운동, 무지출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2030 세대 즉 MZ세대가 괜히 문재인 정부 시절에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운동권 세력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사이다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상황이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시원하고 통쾌하게 진행되었을 때 쓰이는 용어. 심할 때는 빵 쏴줬다고 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하다. (예: 거 참 사이다같은 발언이다!)
체하거나 답답할 때 사이다처럼 톡 쏘는 탄산음료를 먹으면 목넘김이 상쾌한 기분이 들듯 답답하고 불편한 상황 등이 마침내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통쾌하게 진행되는 것을 사이다에 빗대며 쓰이기 시작하였다.
본래 만화 드라마 소설 등 창작물의 사건 전개방식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그러다가 2016년 경 유행어로 부상한 이후 현실의 정치, 언론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2020년대에는 상당히 대중적인 단어로 자리잡았다.
정치인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합리적인 정책보다는 당장 인기 있는 포퓰리즘을 내세우곤 한다. 시간이 지나 관심이 줄어들면 정치인들은 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고 책임지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역사적으로 독재자가 탄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왔다. 대중이 사이다 같은 속시원한 해결책을 원할수록 오히려 장기적인 문제 해결은 더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사이다'라는 용어는 문재인 정부 시절 광범위하게 퍼졌고, 우파 보수를 공격하는 대표 단어로 자리잡았다. 그렇지만 탄산음료를 과다 복용하면 건강을 망치듯, 문재인 정부의 사이다 성향은 대한민국을 더욱 힘들게 했다.
사이다라는 현상은 대부분 합리적이고 적절한 정의구현을 지향한다기보단 자신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통쾌감 고취를 위해 적당함을 넘어 과도한 수준으로 악인을 몰아붙이는 경우가 많다.
코라시아, 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