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美 증시, 회복 or 위기?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8.08 22:58 | 최종 수정 2024.08.08 23:00 의견 0

전일 미국 증시는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늘 얘기한 것처럼 단기적으로는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흐름에서 흔들리면 안됩니다.

일단 긍정적인 부분을 말씀을 드리자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리스크는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8월 7일 일본은행의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리려고 하지 않겠다"라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가뜩이나 미국 발 경제 위기에 대해 시장에서 많은 우려의 표시를 하고 있는데, 일본 은행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상승시킨다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여 유연하게 움직이겠다는 일본 은행 부총재의 발언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 합니다.

또한, 경기 침체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과도한 우려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샴의 법칙' 이라고 있습니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의 최저치보다 0.5% 이상 높으면 경기 침체에 빠진다는 내용을 클라우디아 샴이 주장한 내용입니다.

'샴의 법칙'을 만든 클라우디아 샴,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이코노미스트는 본인이 직접 이번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 이름이 붙은 법칙이 경기 침체라고 이야기 하지만, 미국은 지금 경기 침체 상황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발언을 하였습니다.

클라우디아 샴은 "경기 침체 때, 노동 수요 감소로 인한 실업률 상승은 부정적이지만, 지금은 노동 공급 증가로 인해 실업률이 상승한 것이다. 노동 수요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공급이 강해져서 샴의 법칙을 충족한 것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 징후가 아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최근 시장 급락을 '월가의 항변'이라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 금리 인하를 원하고 있습니다. 재정 정책으로는 뒤에서 돈 풀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고 통화 정책으로 돈 풀기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월가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힘은 시장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월가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모멘텀이 있다면 주식 시장을 움직이면서 항의를 하곤 했습니다.

미국 연준에서 최근 이런 저런 이유로 기준 금리 인하 시기를 망설이니까, 월가에서 항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이런 이유 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경기 침체는 과도한 우려이고, 걱정할 것이 없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드립니다. 우선, 경기가 회복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가 살아나야 합니다. 미국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나와야 비로소 경기 침체가 아닌 회복, 더 나아가 확장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선 미국 사람들의 소비 여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실질 개인 가처분 소득' 데이터를 보아야 합니다.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세금과 기타 공제금 등등 지출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개인이 소비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가처분 소득'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물가 인상에 따른 효과를 제거하고, 순수하게 구매력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실질 개인 가처분 소득'이라고 합니다. 실질 개인 가처분 소득의 경우에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때문일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율은 내려오고 있지만 절대적인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소비자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들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의 소비자 대출과 신용 카드 대출 연체율은 이미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기 이전의 수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신용카드에 대한 대출 금리는 최근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21% 이상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갑자기 회복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 자체가 무리한 생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부분이 반영되서 그런지, JP모건은 올해 말까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5% 정도 바라본다고 하였습니다.

참고로 JP 모건은 기존에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25%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에 더 나아가, JP 모건은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45%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JP 모건의 핵심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예상보다 급격한 노동 수요의 약화와 기업 노동력 감축의 초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거기다가 어제 발표된 실적 발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시장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었습니다. AI에 대한 붐이 생각보다 과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부분이 기업들의 실적 등을 통하여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빅테크 기업들 조차도 생각보다 호실적을 발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는 대표적은 AI 관련 주식 중 하나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다행히 월가 예상치인 53억 달러와 비슷한 53억 1천만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매출은 전년 대비 143% 급증하여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당순이익(EPS)은 6.25달러로 예상치 8.07달러를 크게 하회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매출은 예상치를 맞추었지만, 주당순이익(EPS)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AI에 대한 투자는 이루어지지만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도 1,090 달러에서 700 달러로 떨어뜨렸습니다.

거기다가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커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늘 말씀을 드리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표적인 그런 모습입니다. 이란에 있던 하마스의 지도자가 피격을 당한 이후에, 중동 정세는 극심하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마스는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강경파인 야히야 신와르를 선출했습니다. 참고로,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및 납치를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이런 인물이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선임되었다는 것은 '휴전 가능성'이 더욱 사라졌다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우선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중동을 거쳐오는 물동량의 운송비가 상승합니다. 운송비가 상승하면 전체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미국은 인플레이션율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확실하게 물가가 잡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발 정세 불안 때문에 물가가 잘 잡히지 않는다면, 다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더욱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앞으로 더욱 커지면 커졌지, 약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세계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낸 시대가 이제는 바뀌는 것입니다. 더 이상 미국이 과도한 부채 부담을 져가면서 세계 무대에서 세계의 경찰과 군대 역할을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재정 정책을 통해서 돈 풀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을 포기한 마당에, 더욱 적극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주식 시장은 올해 대선까지는 좋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위대합니다. 이 시대의 핵심 기술들을 대부분 선도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구조나 사회 시스템 역시 기업들의 부가가치를 올리는데 최적화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투자자 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기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되는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위대한 기업을 "저평가된 상황"에서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투자는 타이밍이 좌지우지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발견한 그 좋은 기업들을, 경제 지표 등 투자 환경이 주식 매수 시기임을 보여줄 때 투자한다면, 훨씬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피셔 케이,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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