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본사

위메프 지불 불능 등 e커머스 업계가 불안에 빠진 상황에사 업계의 공룡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쿠팡이 8분기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해 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손실 342억원(2500만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첫 흑자를 달성한 2022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1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이 실적보고서를 미국 증권위에 제출하는 이유는 쿠팡이 매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올리는 기업이지만, 지배구조와 임원진 등 국적이 대부분 미국인이고, 한국 쿠팡 주식회사 지분의 전부를 미국 쿠팡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쿠팡은 여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나눠져있는 여러 벤처캐피탈이 지분의 대다수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국 자본은 사실상 소액주주 지분 뿐이다.

쿠팡의 창업자이자 CEO인 한국계 미국인 김범석은 쿠팡의 지분을 대략 10% 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의결권의 대략 80%를 이용해 김범석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실질 경영권은 김범석에게 있다.

이번 쿠팡이 적자전환 한 배경에는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1억2100만달러(1630억원)을 미리 반영하면서 발생한 쿠팡 측은 해명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은 매출액이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FLC; 판매자 로켓배송)·마켓플레이스(3P) 등을 말한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7263억원(5억3000만달러)으로 흑자였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1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1인당 고객 매출액도 42만3400원(309달러)으로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김범석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한 역대급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 매 분기 확고한 성장과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CFO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증대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향상됐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이어 비즈니스 전반에 강력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FLC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13분기째 마켓플레이스 매출액이 로켓배송 직매입(1P)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며 “FLC에 합류한 판매자(셀러)는 전 분기보다 25%, 전년 동기 대비 150% 각각 증가했고 더 많이 투자해 FLC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측은 8분기 만의 적자 전환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면서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총이익율도 3.1% 상승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최근 e커머스 업계에 발생한 비상사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을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들었지만, 사실상 물건을 파는 영업활동보다 영업의 도덕성과 공정성이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든 만큼 이 부분을 사소하게 보는 쿠팡의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발생한 위메프의 사태 역시 고객에 대한 비도덕적인 돌려막기식 영업에 따른 사고라는 지적인 만큼 쿠팡 역시 불공정한 영업행위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쿠팡은 오래전부터 배달원을 비롯한 근로자의 과로사 등 과도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중국 e커머스 기업들의 공격적 영업 역시 위협요소기는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상당수 무리수를 둔 경향이 있고, 특히 미국에 본사를 두고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더 엄격한 미국 시장 분위기상 더욱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