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에 이른 신용카드 연체율…'저신용자' 위기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5.29 10:24 | 최종 수정 2024.05.29 14:16 의견 0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3.4%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신용도 낮은 금융취약층의 리스크가 노출되고 있다.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 차주들이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 카드 대출을 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말 2.5%에서 1년 만에 1%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2% 초반대로 오른 연체율은 하반기 2% 후반대로 점차 상승세를 나타냈고, 올해 들어서는 3% 선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1·2금융권 대출에 실패하고 카드론 등으로 소액 급전이라도 쓰려던 차주들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해석이다.

1금융권은 지난해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내주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고금리 장기화에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101조3천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1천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이미 대출을 최대한 당겨쓴 다중 채무자들이 마지막으로 카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연체율이 3% 후반까지 올라간다면 2003~2005년 카드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05년 8월의 3.8%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한 금융 취약 차주들의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금융시장 전체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주연 기자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