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과 거짓말쟁이는 가면을 쓴다. 가짜를 진짜보다 더 진짜로 보이도록 만든다.
좌파성향 사람들이 말하는 사회주의·진보주의·환경주의라는 단어는 언듯 들으면 그럴듯해 보이는데, 그들의 진짜 이름은 공산주의이자 집단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세상에서 '개인의 존엄성, 개인의 가치'는 뒤로 밀려나거나 아예 말살된다. '자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좌파들은 소련, 중국, 북한 등 지구상에 지옥을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자본주의로 명명해 널리 알린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공산주의의 원조인 칼 마르크스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걸 모르고 자유시장경제를 흔히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당연히 자유시장경제는 '자본가만 잘 사는 세상'이라는 인식이 싹트고,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이 커진다.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시하는 '자유시장경제'라는 말이 자본주의를 대체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는 지금 지구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서유럽과 북미의 부를 창출하고,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제를 발전시켰다.
영화 '어젠다'는 이탈리아 공산당 창시자인 그람시의 ‘조용한 혁명 11계명’이 현대사회에서 충실히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알려주면서 사회 곳곳에 침투하는 진지전의 실체를 알려준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젠다: 미국을 무너뜨리는 전략(Agenda: Grinding America Down)’은 미국 아이다호 전 하원의원 커티스 바워스(Curtis Bowers)가 2010년 제작한 작품이다. 영화는 바워스가 미국 공산당 내부 회의에 직접 잠입했던 경험을 토대로 공산주의 이념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자유를 어떻게 훼손하고 약화시키고 있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진지 구축해 적이 무너질 때까지 싸우라”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라는 이름이다.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시자인 그는 ‘헤게모니’ 개념을 통해 대중문화 연구자들에게 좌파적 해석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헤게모니’는 한쪽 진영이 다른 진영을 상대로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정치적·경제적·문화적·사상적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어젠다’는 특정 집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나 이슈다.
한 집단이 헤게모니를 획득하면 자신의 어젠다를 다른 집단에 강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미국이 헤게모니를 쥔 상황에서는 세계가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흘러가지만 중국이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면 세상은 공산화될 것이다.
그람시는 헤게모니 싸움에서 공산당이 자유 진영을 이기려면 섣불리 상대에 맞서기보다 차근차근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 일을 수행해야 할 사람으로 지식인을 꼽았는데 지식인은 사회 곳곳에 진지를 구축해 적이 무너질 때까지 집요하게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진지전(War of Position)이다.
진지전의 상대어로 기동전(War of Movement)이 있다. 기동전은 적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인데 그람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방법은 적당하지 않다고 봤다. 사람들은 늘 많이 갖고 싶어 하고 가진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때문이다.
그람시의 ‘조용한 혁명 11계명’은 현대사회에서 그의 모든 시도가 충실히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강령인 ‘지속적인 사회 변화로 혼란을 조성하라’는 광우병파동·코로나·가짜뉴스·촛불집회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영화는 교사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가족과 교회를 해체하고, 동성애를 조장하고, 차별금지법을 통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술이나 마약중독을 미화하는 일 모두 진지전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우리사회 역시 끝없는 진지전에 휘말리면서 위태위태한 곡예를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헌법 1조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국민주권이 사라질 수도 있다. 적과 아군을 구분 못하면 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유가 있는지와 자유가 없는지 인데, 요거 구분하기도 어려우면 자유가 있는 나라인 미국과 자유가 없는 중국 중 어디를 따르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