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투자 시장, 특히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8월 5일 미국 증시는 2022년 9월 이후 최대 폭락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8월 8일 목요일에는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퍼펙트 스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러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시장에 인식이 되면서, 결국 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가져왔습니다. 그 중에 이런 하락세를 만든 주요 원인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였습니다.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7월 고용 데이터가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고, 이 것이 시장을 강타하였습니다. 그리고 8월 8일에 실업급여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다시 자산 시장이 어느정도 회복되는 모멘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금 시장의 관심사는 이전에는 '금리 인하'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금리 인하도 중요하지만, "경기 침체 없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시장의 시선이 옮겨간 듯 합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단기적인 뉴스, '고용 보고서가 좋지 않아서 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는 부분과 '실업급여 데이터가 좋게 나와서 생각보다 우려할 것은 아니다' 이렇게 두 가지 부분을 어디까지 신뢰하고 투자를 해야할까요?

저는 꾸준히 투자는 방향성을 보고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명확히 인식을 하셔야할 부분은 '경기 침체'는 이미 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학적으로는 2개 분기 연속으로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우에, 사후적으로 상황을 고려하여 경기 침체 여부를 따지지만, 투자 시장에서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들의 경제 지표가 경기 위축 국면을 보일 때, 우리는 경기 침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경제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이 좋지 않다면 GDP도 사후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GDP는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우리가 GDP를 바라보고 투자를 한다면 한 박자씩 늦게 투자를 하게되고, 잘못하면 큰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투자 시장에 변동성을 가져다 준 고용 데이터도 마찬가지 입니다. 7월 고용보고서는 좋지 않았지만, 실업 급여 데이터는 예상치보다 좋았다고 시장에서는 안도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과거 20년 이상의 데이터를 그래프로 보게 되면 상황은 다릅니다. 신규 실업 및 연속 실업 관련하여 수당을 청구한 건수는 매달 등락은 있지만 전체적은 흐름은 여전히 횡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해 보입니다.

결국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실업 청구 관련된 데이터는 오랜 기간 횡보하고 있는 것일 뿐인데, 시장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투자자들이 다르게 보는 것 뿐입니다. 경기 침체라고 하는 것은, 블랙스완처럼 무언가 갑작스런 일이 터지기 전에는, 시간을 두고 우리를 찾아옵니다.

경제 지표는 주기적으로 발표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부 보고서나 신문 기사를 통해서 순간 순간의 데이터만 보게 되고, 예상치를 상회했네 하회했네 등을 보고 거기에 반응을 합니다.

하지만 경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그리고 기간도 오랜 기간을 두고 보게 된다면, 경기 흐름이라는 것은 갑자기 어느 특정 지표가 발표가 된다고 해서 경기 침체가 갑자기 오고 안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변해간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 여러 지표에서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선 8월 14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CPI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냐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어쨌든 글로벌 자산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피해서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것입니다. 2022년 말부터 시작해서 거의 9%에 육박하던 CPI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왔습니다. 하지만 2023년 6월 경부터는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다소 횡보하는 모습이 나왔었습니다.

가장 최근 데이터를 보면 다시 물가상승률이 재차 둔화되는 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은 듯 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확신하기는 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우려되는 부분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전년 대비 증감률 데이터가 신경이 쓰입니다.

PPI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PPI는 CPI를 몇 개월 정도 선행하여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산자 수준에서의 물가가 변동한다면 시간을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PPI 데이터가 재차 전년 대비 증감률이 상승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것은 그렇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문제입니다. 최근 중동의 정세가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가가 갑자기 급등할 수 있는 부분도 인플레이션에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중동 정세가 불안하다면 해상 운송료나 보험료가 상승하여 이런 부분도 시간을 두고 인플레이션에 반영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인플레이션의 빠른 둔화를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8월 15일에는 소매판매 데이터가 발표됩니다. 소매판매 데이터는 미국의 소매업체들의 매출을 집계하여 만든 데이터 입니다. 소매판매 데이터 역시 언론이나 보고서에서 매월, 예상치와 비교하면서 상회 또는 하회했다고 하면서 판단에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명확한 팩트는 실질 소매판매, 한 마디로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거한 실질 소매 판매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실질 소매 판매 데이터는 감소하는데 명목 소매 판매 데이터(물가 상승을 고려한)는 상승하는 흐름으로 나왔었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물건이 팔리는 개수는 감소하지만,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체 매출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온 것입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이제 명목 소매판매 데이터도 횡보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건 팔리는 개수는 감소하는데 물건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내려가니까 결국 전체 매출도 같이 감소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산업 생산 지표도 8월 15일에 발표됩니다. 산업 생산 지표 역시 전년 대비 증감률 수치는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들의 생산도 위축이되고 그것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늘 길을 건너기 전에 신호등을 확인하고 건너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피셔 케이, 필명